라벨이 현대명시現代名詩인 게시물 표시

고우호 / 박윤규

경북대 역사과를 나온 그는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주진 않았다 . 햇병아리 하사에게도 경례를 하는 유일한 병장이었고 언젠가 달도 없는 밤 , 비무장 지대에 산불이 났을 때 느닷없이 튀어올라 눈부시게 폭발하는 조명지뢰를 보며 광주 시민은 폭도가 아니었다고 했을 뿐이다 .   인사장교에게 ‘ 고바우야 ’ 하고 불리던 그는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진 않았다 . 총선이 다가오자 배포된 귀국설이 나도는 망명중인 야당 지도자를 빨갱이로 몰아세우는 팜플렛을 우겨쥐며 구레나룻 까칠한 턱을 내 귀에 대고 야당 지도자는 결코 빨갱이가 아니라고 했을 뿐이다 .   내 형과 동갑인 그는 내게 많은 것을 해주진 않았다 겹겹이 둘러싸인 철조망 속에서 내 시를 읽어주는 유일한 독자였고 , 말년 휴가 귀대길에 『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 라는 소설 한 권을 사다주었을 뿐이다 .   나는 그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였다 전역 대기소로 떠나며 마지막 경례를 하는 그의 손을 꼭 잡고 우호 형 ! 하고 불렀을 뿐이다 .   - 박윤규 -   < 시집 : 꽃과 제복 / 푸른문학 1994>

비무장 지대의 보름달 / 박윤규

고가초소엠육공기관총실탄재어놓고무디어져가는군홧발동동구르며야간투시경으로북쪽계곡살피다가늑대울음긴메아리에고개드는검은산공제선구비구비이중방책선위로휘영청   달 도 밝 더 라   대남대북방송도일시멎은한밤인민군하전사도군관도바라보고초병도순찰사관도바라보고밤잠없는군견도노루멧돼지올빼미도바라보는눈쌓인소나무위에부엉부엉밤깊도록휘영청   달 도 밝 더 라   성내천얼음장밑물소리낭랑한데백설도얼어붙은땅노랗게물들이며생솔가지부러지는삭풍에도백일기도씻은알몸소복처럼소복처럼바래지도록새벽까지휘영청   달 도 밝 더 라   - 박윤규 -   < 시집 : 꽃과 제복 / 푸른문학 1994>

비무장 지대·2 / 박윤규

위대한수령김일성원수께서는금성정치군사학교졸업식치사중다음과같이교시하셨습니다그대나를두고떠나가지마라토요일은밤이좋아전인민의해방의날이오기까지아쉬움을두고떠나가지마라토요일은밤이좋아   대통령은수출의날기념식연설에서한국은친애하는지도자덕분에개발도상국의위치를벗어나선진국의대열로피바다가극단을찾아위문하시고당과인민의합심으로시장경제의우수성을완벽한사상무장으로수출진흥에총매진하자고격려하셨습니다   장병여러분지금고향뜰에는눈이내리고있습니다믿음직한여러분께서영하의휴전선장백산줄기줄기덕분에여러분의부모님과빨치산이누구인가뜨거운충정으로절세의애국자가자정시보를울리고있습니다여러분의노고로아아그이름도빛나는노래들려드리겠습니다   - 박윤규 -   < 시집 : 꽃과 제복 / 푸른문학 1994> ***** 시인과 비슷한 시대 . 사회는 민주화운동 , 아시안게임 , 올림픽으로 요동치는데 . 우리는 거기에 있었다 . 화석처럼 박제처럼 거기에 있었다 . 가칠봉천봉대우산도솔산대암산김일성고지스탈린고지모택동고지 . 깎아지른 봉우리 위에 , 물안개 계곡 틈에 , 밤이면 불 칼이 반도의 허리를 갈라치는 , 우리는  거기에 있었다 . 장백산어째그라요줄기줄기어째그라요피어린자욱시방날울려놓고압록강굽이굽이떠나갈바엔사랑한다고피어린자욱뭐땀시비쳐주는그랬당가요오늘도어째그라요자유조선아어째그라요꽃다발우에내맴을울려놓고역력히싫어졌다고미워졌다고요로콤거룩한자욱해야쓰겄소아 ~ 통발에미꾸라지빠지듯이그이름도요리조리요리조리그리운천방지축우리의장군아 ~ 나가말이요그이름도빛나는당신때문에울고지샌겁난세월을아신당가요모르신당가요김일성장군참말로야속해구만요 ... 교교한 달밤 . 북에서 내려오는 웅웅한 합창과 남에서 올라가는 야들야들한 가요가 얼크러설크러져 밤안개처럼 달무리처럼 허공에서 춤을 추었다 . <하늘구경>

도라지꽃 / 박윤규

행군할 때 위장하라 하면 아카시아 상수리 가지 꺾어 탄띠와 군장에 꽂고 철모엔 보라색 도라지꽃 한 송이 피웠지 . ‘ 난 언제든 꽃상여 탈 준비가 돼 있능겨 소나기에 나오는 가시나처럼 소설적으로 죽고 싶은겨 ‘ 언제나 굳은 일 도맡아 하던 윤 병장 갈대 무성한 여름 수색 길에 본 앵돌아진 계집애 같은 도라지꽃 꺾으려 한 발 디밀며 허리 숙인 순간 몸뚱어리 산산이 찢기며 비무장 지대 맑은 하늘로 솟았다 . ‘ 길이 아닌 곳은 가지 말라 ’ 팻말 옆에 떼구르르 굴러와 입 벌리고 선 철모 속으로 찢겨진 도라지꽃 한 송이 팽그르르 돌며 떨어졌다 .   - 박윤규 -   < 시집 : 꽃과 제복 / 푸른문학 1994>

여승女僧 / 백석

여승 ( 女僧 ) 은 합장 ( 合掌 ) 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 ( 佛經 ) 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 ( 平安道 ) 의 어느 산 깊은 금덤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 ( 女人 ) 은 나어린 딸아이를 따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 ( 十年 ) 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 ( 山 ) 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 ( 山 ) 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 백석 白石 : 백기행 白夔行  - 출생 : 1912 년 7 월 1 일 평안북도 정주 사망 : 1996 년 1 월 학력 : 아오야마가쿠인 대학교 졸업 데뷔 : 1930 년 조선일보 단편소설 ‘ 그 모 ( 母 ) 와 아들 ’

하답夏沓 / 백석

짝새가 발부리에서 날은 논드렁에서 아이들은 개구리의 뒷다리를 구어먹었다 게구멍을 쑤시다 물쿤하고 배암을 잡은 눞의 피 같은 물이끼에 햇볕이 따그웠다 돌다리에 앉어 날버들치를 먹고 몸을 말리는 아이들은 물총새가 되었다 - 백석 白石 - ※ 白石 : 백기행 白夔行

치자꽃 설화 / 박규리

이미지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 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 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소리만 저 홀로 바닥을 뒹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계단 밑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 오늘따라 엷은 가랑비 듣는 소리와 짝을 찾는 쑥국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 것 같았습니다 한 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빛 등도 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그만 싫어 , 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앉았습니다 . - 박규리 -

소주병 / 공광규

술병은 잔에다 자기를 계속 따라 주면서 속을 비워 간다 빈 병은 아무렇게나 버려져 길거리나 쓰레기장에서 굴러다닌다 바람이 세게 불던 밤 나는 문 밖에서 아버지가 흐느끼는 소리를 들었다 나가 보니 마루 끝에 쪼그려 앉은 빈 소주병이었다 . - 공광규 - 시집 < 소주병 > 중에서

무덤생각 / 김용삼

喪家 에 다녀온 후 녹초가 되어 문간방에 누워 있었습니다 네 살 먹은 딸 아이 문밖에 서서 우는데 문을 열어주기가 싫었습니다 아이는 아빠를 서럽게 부르며 문을 두드립니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다 문득 작은 방이 무덤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언젠가 마지막 옷으로 갈아입게 되는 날이면 무덤 밖에 서서 지금처럼 아이는 대답 없는 나를 부르며 눈물 뿌리겠지요 그때에는 일어나 달랠 수도 없겠지요 관뚜껑 같은 문을 열어 우는 아이 품 속에 꼭 안아 봅니다 - 김용삼 - < 작가 > 2002 겨울 : 제 2 회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 수상작

아버지의 수레바퀴 / 안상학

아버지의 인생은 오토바이 바퀴에서 그쳤다 . 달구지 하나 없는 화전민으로 살다가 지게 지고 안동으로 이사 나온 뒤 아버지의 인생은 손수레 바퀴였다 . 채소장수에서 술배달꾼으로 옮겨갔을 땐 아버지의 인생은 짐실이 자전거 바퀴였다 . 아들딸들이 뿔뿔이 흩어져 바퀴를 찾을 무렵 아버지의 바퀴는 오토바이 두 대째로 굴렀다 . 아들딸들이 자동차 바퀴에 인생을 실었을 무렵 아버지의 인생은 오토바이 바퀴에서 끝났다 . 뺑소니 자동차 바퀴가 오토바이 바퀴를 세운 것이다 . 아버지의 인생에서 마지막 바퀴는 병원으로 실려가던 그때의 택시 바퀴였다 . 석 달 긴 잠 끝에 깨어난 뒤 바퀴 잃은 아버지의 인생은 지팡이였다 . 걸음 앞에 꾹꾹 점을 찍는 아버지 인생의 마침표를 찍는 연습을 하는 것 같다 . 하나 남은 바퀴는 죽어서 저기 갈 때 , 아버지의 인생 아버지의 노동은 오토바이 바퀴가 찌그러지면서 끝이 났다 . - 안상학 - 시집 < 안동소주 > 중에서

비 그친 뒤 / 이정록

소나기가 안마당을 두드리고 지나가자 놀란 지렁이 몇 마리가 대문 쪽으로 서둘러 기어간다 방금 알을 낳은 암탉이 성큼성큼 뛰어와 지렁이를 삼키고선 연필을 다듬듯 바닥에 부리를 문지른다 천둥번개에 비틀거리던 하늘이 그 부리 끝을 중심으로 수평을 잡는다 개구리 한 마리를 안마당에 패대기친 수탉이 활개치며 울어 제치자 울밑 봉숭아며 물앵두 이파리들이 빗방울을 내려놓는다 병아리들이 엄마 아빠를 섞어 부르며 키질 위 메주콩처럼 몰려다닌다 모내기를 마친 무논의 물살이 파르라니 떨린다 온 몸에 초록 침을 맞는 무논의 하늘이 파랗게 질려 있다 침 맞는 자리로 구름 몇이 다가온다 개구리의 똥꼬가 알 낳느라고 참 간지러웠겠다 암탉이 고개를 끄덕이며 무논 쪽을 내다본다 - 이정록 - < 서정시학 > 2004 여름

썩은 말뚝 / 공광규

큰비에 무너진 논둑을 삽으로 퍼올리는데 흙 속에서 누군가 삽날을 자꾸 붙든다 가만히 살펴보니 오랜 세월 논둑을 지탱해오던 아버지가 박아놓은 썪은 말뚝이다 썩은 말뚝 위로 흙을 부지런히 퍼올려도 자꾸자꾸 빗물에 흘러내리는 흙 무너진 논둑을 다시 쌓기가 세상일처럼 쉽지 않다 아픈 허리를 펴고 내 나이를 바라본다 살아생전 무엇인가 쌓아보려다 끝내 실패한 채 흙 속에 묻힌 아버지를 생각하다 흑 , 하고 운다 . - 공광규 - 시집 < 소주병 > 중에서

버들피리 / 배한봉

1. 동네 앞에 큰 시내가 흐르고 , 시내를 따라 수양버들이 많았대서 유천 ( 柳川 ) 으로 불렸다는 내 고향 화천리 ( 化川里 ) 는 산을 등지고 남쪽을 향해 앉은 평야마을 . 낙동강 제방 축조 전에는 걸핏하면 물난리가 나서 지게에 무쇠솥 하나 둘러매고 뒷산으로 피난을 가곤 했대요 . 그러면 방수림들이 일제히 피리소리로 울었더래요 . 제 밑둥의 공동 ( 空洞 ) 으로 피리를 불며 몇 날 몇 밤을 우는 가장 오래된 수양버들 앞에 제 ( 祭 ) 를 올리면 그제서야 그 흐느낌이 잦아들더래요 . 2. 벌논의 버들에 물이 오르면 형과 나는 새끼손가락 굵기의 가지를 꺾어 피리를 만들었지요 . 비틀어서는 수액 미끌미끌한 나무 알몸을 빼낸 뒤 , 껍질 앞쪽을 이로 깨물면 씁쓰레한 버들물이 우리 볼우물에 괴어서 먼 산빛도 쑥물 들어 흘러내렸지요 . 그렇게 만든 버들피리를 불면 우리 몸에도 수액이 차오르고 마음의 가지에도 잎이 돋아 날마다 키가 자랐더랬어요 . 피리와 함께 초봄 한 달을 보내고 나면 벌판은 온통 뜸부기로 가득 차고 , 내 피리소리는 뜸부기 울음따라 벌논을 건너 뛰고 또 건너 뛰고 온몸에 뻘칠을 한 채 귀가하곤 했지요 . 방문 빼꼼히 열고 보던 창백한 얼굴의 작은 형은 혀를 끌끌 차면서도 내가 만들어 온 버들피리를 삑삑 불다가는 금새 숨이 차서 하늘만 바라보았구요 , 나는 피리소리가 잘 안나서 그런가 싶어 다시 새 피리를 만들어 주곤 했더랬어요 . 동네 할배나무인 성황목 가지를 꺾어 피리를 만든 적이 없는데요 , 그 근처의 버들가지를 함부로 꺾은 적도 없는데요 , 밤하늘 새파란 별이 , 우리 볼우물에 괴이던 씁쓰레한 버들물 같은 환한 샛별이 길 밖의 길로 뒷걸음질 칠 때 , 형은 무심히도 그 샛별이 있던 자리로 가서는 영영 고요와 섞여 버리고 말대요 . 내 고향 화천리 . 무쇠솥 하나 매고 뒷산으로 피난 가듯 객지로 나와 살며 생각하면 , 우리 어릴 때 불던 버들피리 , 뜸부기 울음 같던 피리장단이 지금도 속울음 붉은 세월을 서늘히 훓고 지나가지요 . 그 옛날

감나무 / 이재무

감나무 저도 소식이 궁금한 것이다 그러기에 사립 쪽으로는 가지도 더 뻗고 가을이면 그렁그렁 매달아놓은 붉은 눈물 바람결에 슬쩍 흔들려도 보는 것이다 저를 이곳에 뿌리박게 해 놓고 주인은 삼십년을 살다가 도망 기차를 탄 것이 그새 십오년인데 …… 감나무 저도 안부가 그리운 것이다 그러기에 봄이면 새순도 담장 너머 쪽부터 내밀어 틔워 보는 것이다 - 이재무 - 시집 < 몸에 피는 꽃 > 창비

맨발 / 문태준

어물전 개조개 한 마리가 움막 같은 몸 바깥으로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죽은 부처가 슬피 우는 제자를 위해 관 밖으로 잠깐 발을 내밀어 보이듯이 맨발을 내밀어 보이고 있다 펄과 물 속에 오래 담겨 있어 부르튼 맨발 내가 조문하듯 그 맨발을 건드리자 개조개는 최초의 궁리인 듯 가장 오래하는 궁리인 듯 천천히 발을 거두어 갔다 저 속도로 시간도 길도 흘러왔을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러 가고 또 헤어져서는 저렇게 천천히 돌아왔을 것이다 늘 맨발이었을 것이다 사랑을 잃고서는 새가 부리를 가슴에 묻고 밤을 견디듯이 맨발을 가슴에 묻고 슬픔을 견디었으리라 아 -, 하고 집이 울 때 부르튼 맨발로 양식을 탁발하러 거리로 나왔을 것이다 맨발로 하루 종일 길거리에 나섰다가 가난의 냄새가 벌벌벌벌 풍기는 움막 같은 집으로 돌아오면 아 -, 하고 울던 것들이 배를 채워 저렇게 캄캄하게 울음도 멎었으리라 - 문태준 - < 현대시학 > 2003 년 8 월호

소금벌레 / 박성우

소금을 파먹고 사는 벌레가 있다 머리에 흰 털 수북한 벌레 한 마리가 염전 위를 기어간다 몸을 고무줄처럼 늘렸다 줄였다 하면서 연신 소금물을 일렁인다 소금이 모자랄 때 제 눈물을 말려 먹는다는 소금벌레 , 소금물에 고분고분 숨을 죽인 채 짧은 다리 분주하게 움직여 흩어진 소금을 쉬지 않고 끌어 모은다 땀샘 밖으로 솟아오른 땀방울이 하얀 소금꽃 터뜨리며 마른다 소금밭이 아닌 길을 걸은 적 없다 일생 동안 소금만 갉아먹다 생을 마감한 소금벌레 땡볕에 몸이 녹아내리는 줄도 모르고 흥얼흥얼 , 고무래로 소금을 긁어모으는 비금도 태산 염전의 늙은 소금벌레 여자 짠물에 절여진 세월이 쪼글쪼글하다 - 박성우 - < 시와시학 > 2003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