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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한 편안히 쉴 곳은 없다/열자/천서/

하루는 자공이 공부하는 것이 실증이 나서 공자에게 말하였다 . “ 이제는 공부를 그만두고 편안히 쉴 곳을 찾아가고 싶습니다 .” 공자가 말하였다 . “ 살아 있는 한 편안히 쉴 곳은 없다 .” 자공이 말하였다 . “ 그러면 안식을 줄 곳이 전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 공자가 말하였다 . “ 반드시 안식할 곳을 찾으려 한다면 안식할 곳이 있기는 하다 . 저 무덤을 보거라 . 흙이 얹혀 있고 , 그 속은 비어 있다 . 그 바깥 모습은 불룩 나와 커다란 솥과 같다 . 그곳이 바로 네가 편안히 쉴 곳이다 .” 자공이 말하였다 . “ 죽음이란 큰 것이군요 . 군자는 자연법칙에 따라 의연한 태도로 죽음을 기다려 편안히 휴식을 하고 , 소인은 죽고 사는 이치를 몰라 죽음 앞에서 공포감을 느껴 자연법칙에 항복하고 마는 것이군요 .” 공자가 말하였다 . “ 자공아 ! 네가 거기까지 깨달았구나 . 사람들은 모두 다 사는 것이 즐거운 것인 줄만 알고 , 사는 것이 괴로운 것인 줄은 모른다 . 늙는 것이 피로한 것인 줄만 알고 늙는 것이 편안한 것인 줄은 모른다 . 죽는 것을 싫어할 줄만 알고 죽는 것이 편안히 쉬는 것인 줄은 모른다 . ” *** 子貢倦於學 , 告仲尼曰 : 「 願有所息 , 」 仲尼曰 : 「 生無所息 . 」 子貢曰 : 「 然則賜息無所乎 ? 」 仲尼曰 : 「 有焉耳 , 望其壙 , 睪如也 , 宰如也 , 墳如也 , 鬲如也 , 則知所息矣 . 」 子貢曰 : 「 大哉死乎 ! 君子息焉 , 小人伏焉 ? 」 仲尼曰 : 「 賜 ! 汝知之矣 . 人胥知生之樂 , 未知生之苦 , 知老之憊 , 未知老之佚 , 知死之惡 , 未知死之息也 . 」 【 列子 第 1 篇 天瑞 】

죽음이란 살아있는 자에게 당연한 종말이다/열자/천서/

어느 날 공자가 노나라 태산에 유람하러 가다가 , 영계기가 성읍의 들을 거닐며 사슴가죽으로 만든 옷에 새끼줄을 허리에 두르고 거문고를 타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그에게 물었다 . “ 선생님께서 즐거워하시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 영계기가 말하였다 . “ 나의 즐거움은 아주 많습니다 . 하늘이 낸 만물 중에 사람이 가장 귀한 존재인데 내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첫째의 즐거움이고 , 사람은 남녀를 차별하여 남자는 높이고 여자를 낮추는데 내가 남자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두 번째 즐거움입니다 . 또한 사람으로 태어나서 빛나는 해와 달을 보지도 못하고 강보에 싸여 죽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이미 올해 나이 구십이 되었으니 이것이 바로 세 번째 즐거움입니다 . 가난하게 사는 것은 도를 닦는 선비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일이고 , 죽음이란 살아있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종말입니다 . 이제 나는 사람에게 당연히 닥치는 일에 처하여 내 명대로 살다가 죽게 되니 내가 무엇을 걱정하겠습니까 ?” 공자가 말하였다 . “ 참으로 옳으신 말씀이십니다 . 선생님이야말로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십니다 .” *** 孔子遊於太山 , 見榮啓期行乎郕之野 , 鹿裘帶索 , 鼓琴而歌 . 孔子問曰 : 「 先生所以樂 , 何也 ? 」 對曰 : 「 吾樂甚多 . 天生萬物 , 唯人爲貴 . 而吾得爲人 , 是一樂也 . 男女之別 , 男尊女卑 , 故以男爲貴 , 吾旣得爲男矣 , 是二樂也 . 人生有不見日月不免襁褓者 , 吾旣已行年九十矣 , 是三樂也 . 貧者士之常也 , 死者人之終也 , 處常得終 , 當何憂哉 ? 」 孔子曰 : 「 善乎 ? 能自寬者也 . 」 【 列子 第 1 篇 天瑞 】

죽을 날이 가까우면 자연으로 돌아가 안식하려 한다/열자/천서/

황제의 글에 “ 형상이 변하면 형상이 생기지 않고 그림자가 생기며 , 소리가 변하면 소리가 생기지 않고 메아리가 생긴다 . 무가 변하면 무가 생기지 않고 유가 생긴다 ” 라고 하였다 . 모든 물건의 형상은 반드시 종말이 있다 . 그러면 형체가 있는 하늘과 땅도 종말이 있는가 ? 형체가 있는 하늘과 땅도 나와 같이 종말이 있다 . 그러면 모든 형체가 있는 것들은 반드시 종말이 있어 없어지는가 ? 나는 알 수 없다 . 그러면 도도 종말이 있는가 ? 도는 본래 시발점이 없으므로 종착점도 없다 . 도는 없어지는가 ? 그것은 본래 만물처럼 형체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 생성하는 사물은 생성하지 않는 그 무엇으로 되돌아가고 , 형체가 있는 것은 형체가 없는 것으로 되돌아간다 . 생성하지 않는 그 무엇은 본래 생성하지 않는 것이 아니고 , 형체가 없는 것은 본래 형체가 없는 것이 아니다 . 생성하는 것은 반드시 종말이 있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 종말이 있는 것은 종말이 있지 않을 수 없으니 , 이것은 역시 생성하는 것은 생성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과 같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물이 항상 생성하고 어디까지나 종말에 그치려고 하면 그것은 바로 천지 운수에 미혹되는 것이다 . 정신이란 하늘에서 나누어진 것이고 , 육체란 땅에서 나누어진 것이다 . 하늘에 속한 정신은 맑고 흩어지기 쉬운 것이고 , 땅에 속한 육체는 탁하고 모이기 쉬운 것이다 . 정신이 형체를 떠나면 참된 근본으로 돌아간다 . 그러므로 이것을 귀신이라 한다 . 귀신의 귀 ( 鬼 ) 자는 본래 돌아간다 ( 歸 ) 는 뜻이다 . 어디로 돌아가는가 하면 참된 집 , 곧 허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 황제는 말하기를 “ 정신은 허공의 문으로 돌아가고 , 육체는 그 근본인 땅으로 돌아가니 , 나라는 것이 어찌 존재하겠느냐 ?” 라고 하였다 . 사람이 이 세상에 살다가 죽게 될 때까지 네 가지 큰 변화가 있다 . 사람이 공허한 기운을 이어 받아 뱃속에 잉태되었다가 어린 아이로 세상에 나와 자라서 젊은

한정된 물건은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열자/천서/

열자가 말했다 . “ 천지는 완전한 공덕이 있는 것이 아니며 , 성인은 완전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며 , 만물은 완전한 쓰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 그러므로 하늘의 임무는 다만 만물을 생성하여 덮어주는 것이고 , 땅의 임무는 만물을 형성하여 싣고 있는 것이고 , 성인의 임무는 사람을 교화하는 것이고 , 만물의 임무는 적당한 곳에 소용이 되는 것뿐이다 . 그러므로 하늘도 단점이 있고 , 땅도 장점이 있는 것이며 , 성인도 막히는 것이 있으며 , 만물도 통하는 것이 있는 것이다 . 왜냐하면 하늘은 만물을 생성하여 덮어놓을 수는 있지만 만물을 형성하여 실을 수는 없고 , 땅은 만물을 형성하여 실을 수는 있지만 사람을 교화할 수는 없고 , 사람을 교화할 수 있는 성인은 만물과 같이 적당한 곳에 다 소용이 되지 못하는 것이고 , 한정된 곳에 소용되는 물건은 자기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그러므로 천지의 도는 음기가 아니면 양기이고 , 성인의 교화는 인이 아니면 바로 의이고 , 만물이 적당한 곳에 소용이 되는 것은 유 ( 柔 ) 한 것이 아니면 바로 강 ( 剛 ) 한 것이다 . 이것은 모두 적당한 곳에 소용이 되어 자기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다 . 그러므로 생성하는 것도 있고 , 생성하는 사물을 생성하게 하는 것도 있으며 , 형상이 있는 것도 있고 , 형상이 있는 사물을 형상이 있게 하는 것도 있으며 , 소리가 있는 것도 있고 소리가 있는 사물을 소리가 있게 하는 것도 있으며 , 빛깔이 있는 것도 있고 빛깔이 있는 것을 빛깔이 있게 하는 것도 있으며 , 맛이 있는 것도 있으며 맛이 있는 것이 맛이 있게 하는 것도 있다 . 생성되어진 사물은 사멸되지만 사물을 생성하게 하는 생성은 종말이 없다 . 형상이 있는 물건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형상이 있는 사물을 형상이 있게 하는 그 무엇은 존재한 적이 없다 . 소리가 있는 물건은 들을 수 있지만 소리가 있는 물건을 소리가 있게 하는 그 무엇은 소리를 낸 적이 없다 . 빛깔이 있는 물건은 빛날 수 있지만 빛깔이 있는 물건

하늘과 땅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인가/열자/천서/

열자가 말했다 . “ 옛날 성인은 음기와 양기의 두 힘으로 천지를 통솔하였다 . 대개 형체가 있는 물건은 형체가 없는 도에서 나온 것이다 . 그러면 형체가 있는 천지는 어떻게 생겨난 것인가 ? 그것은 저절로 생성된 것이다 . 그러므로 태역이 있었고 , 태초가 있었고 , 태시가 있었고 , 태소가 있었다 . 태역이란 것은 아직 기운이 나타나지 않은 때를 말하는 것이고 , 태초라고 하는 것은 기운이 있기 시작한 때를 말하는 것이며 , 태시라고 하는 것은 형상이 있기 시작한 때를 말하는 것이고 , 태소라고 하는 것은 성질이 있기 시작한 때를 말하는 것이다 . 이와 같이 기운과 형상과 성질이 갖추어져서 서로 떠날 수 없으므로 이것을 혼돈이라 한다 . 혼돈이라 하는 것은 만물이 서로 혼합되어 서로 떠날 수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 이것은 보아도 보이지 않고 , 들어도 들리지 않고 , 따라가도 잡을 수 없으므로 이것을 태역이라 한다 . 태역은 본래 형상이 없는 것이다 . 태역이 변화하여 하나의 기운이 되고 , 하나의 기운이 변화하여 일곱 가지 기운이 되고 , 일곱 가지 기운이 변화하여 아홉 가지 기운이 되고 , 아홉 가지 기운이 변화한다는 것은 바로 그 이상 더 변화할 수 없는 궁극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다 . 이것이 다시 변화하여 하나의 기운이 된다 . 하나의 기운이라는 것은 변화하기 시작함을 말하는 것이다 . 맑고 가벼운 기운은 올라가서 하늘이 되고 , 흐리고 무거운 기운은 내려가서 땅이 되고 , 하늘과 땅이 화합한 기운이 사람이다 . 그러므로 하늘과 땅의 정기를 품어 만물이 변화하여 생성되는 것이다 .” *** 子列子曰 : 「 昔者聖人因陰陽以統天地 . 夫有形者生於無形 , 則天地安從生 ? 故曰 : 有太易 , 有太初 , 有太始 , 有太素 . 太易者 , 未見氣也 : 太初者 , 氣之始也 ; 太始者 , 形之始也 ; 太素者 , 質之始也 . 氣形質具而未相離 , 故曰渾淪 . 渾淪者 , 言萬物相渾淪而未相離也 . 視之不見 , 聽之不聞 , 循之不得 , 故曰易也 . 易無形埒 , 易變而爲

사물은 저절로 생성되고 변화된다/열자/천서/

열자가 정나라의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었다 . 사십 년을 살았으나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 임금이나 경 · 대부들까지도 그를 보통 서민과 같이 보았다 . 그러던 어느 해 정나라에 흉년이 들었다 . 백성들 중 먹고살기가 어려워지자 다른 나라로 떠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 열자도 정나라 이웃에 있는 위나라로 가려고 하였다 . 그러자 제자들이 열자에게 말했다 . “ 선생님께서 지금 떠나시면 언제 돌아오실지 모릅니다 . 그래서 선생님을 뵈러 왔습니다 . 무엇이든 가르침을 주십시오 . 선생님께서는 스승이신 호구자림께 들으신 말씀이 있었을 것입니다 . 그것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열자가 웃으며 말하였다 . “ 호구자림 선생님께서 달리 하신 말씀은 없었다 . 그러나 선생님께서 백혼무인에게 하시는 말씀을 내가 곁에서 들은 적이 있다 .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 이 세상에는 생성하는 것과 생성하지 않는 것이 있고 , 변화하는 것과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다 . 생성하지 않는 것은 생성하는 사물을 생성케 할 수 있고 , 변화하지 않는 것은 변화하는 사물을 변화하게 할 수 있다 . 생성하는 사물은 생성하지 않을 수 없고 , 변화하는 사물은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 그러므로 언제나 생성하고 언제나 변화한다 . 언제나 생성하고 언제나 변화하는 사물은 생성하지 않는 때가 없고 , 변화하지 않는 때가 없다 . 음양의 두 기운과 봄 · 여름 · 가을 · 겨울과 같은 네 절기의 생성 변화하는 운동이 다 그렇다 . 생성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이 한데 뭉쳐 오직 하나가 된 존재이고 , 변화하지 않는 것은 두루 운행하여 끝없이 갔다가 되돌아와서 한계가 없다 . 그러므로 오직 하나인 존재는 다하여 없어지는 일이 없다 .’ 고 말씀하셨다 . 옛날 황제 ( 黃帝 ) 가 쓴 책에도 ‘ 산골짜기처럼 공허한 신은 죽는 일이 없으므로 이것을 신비스러운 암컷이라고 한다 . 이 신비스러운 암컷의 생식기를 천지의 근원이라 한다 . 이것은 끊임없이 연속하여 존재하는 듯하니 , 이것을 사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