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대로 두는 바둑판을 바라보며 /채근담菜根譚/

 

한가히 찻주전자의 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화로 안 음양의 이치를 터득하고

되는대로 두는 바둑판의 놀이를 바라보며

손안에서 살리고 죽이는 심오한 작용을 깨닫네.

 

閒烹山茗聽甁聲,  爐內識陰陽之理.
한팽산명청병성,  노내식음양지리.
漫履楸枰觀局戲,  手中悟生殺之機.
만리추평관국희,  수중오생살지기.
 
<채근담菜根譚/건륭본乾隆本/한적閑適>

 

산명[山茗] 산차. 산차나무로 만든 차.

추평[楸枰] 바둑판. 주로 가래나무[]로 바둑판을 만든 데에서 유래한다. 소식(蘇軾)의 시 대인증별(代人贈別)연밥을 쪼개거든 중심을 보소, 바둑을 다 두면 다신 못 두리. 헤어져도 다시 만날 날이 있을 터, 한 끼 밥을 먹을 때도 어이 잊으랴.[蓮子擘開須見臆, 楸枰著盡更無期. 破衫却有重逢處, 一飯何曾忘却時.]”라고 하였다.

국희[局戲] 바둑이나 장기 따위의 오락. 바둑이나 장기 등으로 하는 놀음놀이. 판을 차리고 마주 향()하여 하는 놀이. 바둑·장기 같은 것.

수중[手中] 손 안. 손아귀. 자기 소유나 자기 세력을 부릴 수 있는 범위. 자기 세력이나 권력을 부릴 수 있는 범위 안.

현기[玄機] 깊고 묘한 이치. 심오한 도리.

 

[譯文] 調和陰陽, 生死攸關.

悠閑地烹煮山中新茗聽著砂瓶裏聲音, 火爐內認識陰陽的道理 ; 隨意地視履楸木棋枰看著棋局中遊戲, 交手中領悟生死的玄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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