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경하고 근신하며 두려워하라 /설원/군도/ 敬慎恭忌경신공기

()나라 사람과 예()나라 사람이 땅의 경계를 다투다가 문왕(文王)에게 묻고자 문왕이 다스리는 경내에 들어서자, 그곳 백성들이 무엇이든 사대부(士大夫)에게 양보하는 풍습을 볼 수 있었다. 다시 그 나라 성 안으로 들어서자, 그 사대부들은 다시 공경(公卿)들에게 양보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에 두 나라 사람이 서로 말하였다.

그 백성은 사대부에게 양보하고, 그 사대부들은 공경에게 양보하니, 그렇다면 이 나라 임금 또한 모든 공을 천하에 양보하면서 자기 공이라 우쭐대지 않음이 분명할 것이다.”

그리고는 두 나라 사람은 문왕을 만나보지 아니한 채 자신들이 다투던 바의 그 땅을 한전(閒田)으로 만들기로 하고 돌아갔다.

공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크도다. 문왕의 도여! 더 이상 보탤 것이 없구나.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변화시키며, 아무런 작위 없이 성취시켰도다. 오직 경신공기(敬慎恭己 : 공경하고 근신하며 자신을 낮춤)로써 우(()가 스스로 평안을 얻었도다.”

서경(書經)에 이르기를 오직 문왕의 근신하고 두려워함으로 하라.’라고 하였으니, 바로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설원 : 군도 0110

★★★

虞人與芮人質其成於文王, 入文王之境, 則見其人民之讓爲士大夫入其國則見其士大夫讓爲公卿二國者相謂曰 : 其人民讓爲士大夫, 其士大夫讓爲公卿, 然則此其君亦讓以天下而不居矣.二國者, 未見文王之身, 而讓其所爭以爲閒田而反. 孔子曰 : 大哉文王之道乎! 其不可加矣! 不動而變, 無爲而成, 敬慎恭己而虞芮自平.故書曰 : 惟文王之敬忌.此之謂也. 說苑 : 君道 0110

 

우예[虞芮]  ()와 예()는 두 나라 이름이다. ()는 순()임금의 선대를 봉한 나라로, 지금의 산서성(山西省) 평륙현(平陸縣)에 있었다. 주 무왕(周武王)이 은()을 멸한 후 고공단보(古公亶父)의 아들 우중(虞仲)의 후예를 이곳에 봉하였다. ()는 주 문왕(周文王)이 세웠으며 희성(姬姓)으로, 지금의 섬서성(陝西省) 대려현(大荔縣) 조읍성(朝邑城)에 있었다.

질기성[質其成]  남에게 시비(是非)를 판단하여 바르게 해결해주기를 청구함을 이른다. ()은 바루다, 또는 이루다의 뜻이고, ()은 옳고 그름을 판결하여 화해시킴이다. <詩經 大雅 綿>

한전[閒田]  주인이 없는 전지(田地), 주인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묵히는 토지를 이른다. <孔子家語 好生>

문왕경기[文王敬忌]  서경 강고(康誥)너는 또한 법을 공경하지 않음이 없어서 이로 말미암아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되, 오직 문왕(文王)께서 백성을 공경하고 조심함으로써 하여 이 백성들을 편안하게 하고서 말하기를 내 문왕에게 미침이 있다라고 하면 나 한 사람이 기뻐할 것이다.[汝亦罔不克敬典, 乃由裕民, 惟文王之敬忌, 乃裕民, : 我惟有及, 則予一人以懌.]”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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