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없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설원/군도/ 無戲言무희언
성왕(成王)이 당(唐) 숙우(叔虞)와 소꿉놀이를 하다가, 오동나무 잎을 잘라 규(圭)처럼 당 숙우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내 이것으로써 그대를 제후에 봉하노라!”
당 숙우가 기뻐하면서 이 사실을 주공(周公)에게 알렸다.
이에 주공이 성왕을 만나 물었다.
“천자께서 당 숙우를 봉하셨습니까?”
성왕이 말하였다.
“나는 그저 당 숙우와 놀이삼아 한 번 그리하였을 뿐입니다.”
그러자 주공이 말하였다.
“제가 듣건대, 천자는 실없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한 번 말을 내뱉으면 사관은 이를 기록하고, 공인은 이를 칭송하며, 선비들은 이를 찬미하게 됩니다.”
그리고 주공은 당 숙우를 진후(晉侯)에 봉하도록 하였다.
주공 단(周公旦)은 이처럼 설득에 뛰어났다. 한 번 말하여 성왕이 더욱 말을 중히 여기게 하였으며, 아우를 사랑하는 의(義)를 밝혔고, 왕실을 튼튼하게 보필하였다.
[설원 : 군도 0111]
★★★
成王與唐叔虞燕居, 剪梧桐葉以爲圭, 而授唐叔虞曰 : 「余以此封汝.」 唐叔虞喜, 以告周公, 周公以請曰 : 「天子封虞耶?」 成王曰 : 「余一與虞戲也.」 周公對曰 : 「臣聞之, 天子無戲言, 言則史書之, 工誦之, 士稱之.」 於是遂封唐叔虞於晉, 周公旦可謂善說矣, 一稱而成王益重言, 明愛弟之義, 有輔王室之固. 【說苑 : 君道 0111】
❍ 당숙우[唐叔虞] 주 성왕(周成王)의 아우 희우(姬虞)이다. 성왕(成王) 때 당인(唐人)이 난을 일으키자 주공(周公)이 토벌하여 난을 진압한 뒤에 성왕이 희우를 이곳에 봉하였기 때문에 당숙우(唐叔虞)라 한다. 뒤에 그의 아들 섭부(燮父)가 진수(晉水) 가로 옮겼기 때문에 그 이후로 진후(晉侯)라 칭하며 진(晉)의 시조가 되었다. <春秋左氏傳 昭公 元年> <史記 晉世家>
❍ 규[珪] 고대에 천자(天子)가 작위(爵位)를 봉하고 땅을 줄 때 증표로 주던 옥(玉)으로 만든 예기(禮器)이다. <春秋左氏傳 哀公 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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