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는 빛을 나눠주시면 /전국책/진책/ 分我餘光분아여광

()나라 재상 감무(甘茂)가 진()나라에서 도망하여 제()나라로 가려고 함곡관(函谷關)을 나오다가 소자(蘇子: 소대蘇代)를 만났다.

감무가 소자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강가 마을의 처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으십니까.”

소자가 말하였다.

들어보지 못하였습니다.”

감무가 말하였다.

강가 마을의 처녀들 중에, 마을 처녀들이 모여 밤일을 하는데 집이 가난하여 촛불을 켤 수 없는 처녀가 있었습니다. 다른 처녀들이 상의 끝에 그 처녀를 쫓아내려 하였습니다. 집이 가난하여 초가 없던 처녀가 떠나려고 하면서 다른 처녀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불을 켤 초가 없기에 대신 늘 먼저 와서 방을 치우고 자리도 깔았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어찌하여 사방 벽을 비추는 남는 불빛까지도 아끼는 것입니까. 다행히 그 빛을 내가 쓰게 해 준다고 해서 그대들에게 방해될 것이 무엇입니까? 내 딴에는 내가 여러분에게 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어째서 나를 내쫓는 건가요?’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다른 처녀들은 의논한 끝에 과연 그렇다고 여겨 다시 그녀를 머물게 해 주었다 합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불초하여 진나라에서 쫓겨나 함곡관까지 나왔습니다. 모쪼록 귀하를 위하여 방을 쓸고 자리를 까는 일이라도 하기를 원하니, 부디 나를 내쫓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소자가 말하였다.

좋습니다. ()이 제()나라에서 중용되도록 청해 보겠습니다.”

그리고는 서쪽으로 가서 진왕(秦王: 소왕昭王)에게 말하였다.

감무(甘茂)는 현인(賢人)으로 보통의 선비가 아닙니다. 그는 진()나라에 있으면서 여러 대()에 걸쳐 중용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효산(殽山)의 요새와 계곡(谿谷) 등 지형의 험하고 평탄함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만일 그가 제()나라를 위하여 한()나라, ()나라와 동맹을 맺어 등을 돌려 진()나라를 공격할 모의를 한다면 진나라에게 유리할 것이 없습니다.”

진왕(秦王)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소?”

소대(蘇代)가 말하였다.

정중히 많은 예물과 후한 녹(祿)으로 그를 맞아오는 것이 좋습니다. 그가 오면 괴곡(槐谷)에 거주케 하고 일생동안 나오지 못하게 하십시오. 그렇게만 하면 천하의 그 누구를 통해 진()나라를 넘보겠습니까?”

진왕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그리고는 감무에게 상경(上卿)의 지위와 재상(宰相)의 직으로 제()나라로 맞이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감무는 사양하며 가지 않았다.

소진(蘇秦)은 제왕(齊王: 민왕湣王)에게 거짓으로 말하였다.

감무는 현인(賢人)입니다. 지금 진()나라에서 상경(上卿)의 관직과 재상(宰相)의 자리로 맞아가려 하나, 감무는 왕께서 내려주신 덕에 감사하며 가지 않고, 대왕의 신하가 되기만을 원하고 있습니다. 이제 왕께서는 그를 어떻게 대우하시겠습니까. 왕께서 만약 그를 잡아두지 않으시면 그는 분명히 대왕을 ()스럽게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 감무의 현명함으로 강한 진나라의 군사를 마음대로 운용한다면 손을 쓸 도리가 없을 것입니다!”

제왕(齊王)이 말하였다.

좋습니다.”

그리고는 감무에게 상경(上卿)의 관직을 주고 제()나라에 머물게 하였다.

[전국책 : 진책2]

★★★

甘茂亡秦, 且之齊, 出關遇蘇子, : “君聞夫江上之處女乎?” 蘇子曰: “不聞.” : “夫江上之處女, 有家貧而無燭者, 處女相與語, 欲去之. 家貧無燭者將去矣, 謂處女曰: ‘妾以無燭, 故常先至, 掃室布席. 何愛餘明之照四壁者? 幸以賜妾, 何妨於處女? 妾自以有益於處女, 何爲去我?’ 處女相語以爲然, 而留之. 今臣不肖, 棄逐於秦而出關, 願爲足下掃室布席, 幸無我逐也.” 蘇子曰: “. 請重公於齊.” 乃西說秦王曰: “甘茂賢人, 非恒士也; 其居秦, 累世重矣. 自殽塞谿谷, 地形險易, 盡知之. 彼若以齊約韓, 反以謀秦, 是非秦之利也.” 秦王曰: “然則奈何?” 蘇代曰: “不如重其贄厚其祿以迎之. 彼來, 則置之槐谷, 終身勿出, 天下何從圖秦?” 秦王曰: “.” 與之上卿, 以相迎之齊. 甘茂辭不往. 蘇秦僞謂王曰: “甘茂賢人也, 今秦與之上卿, 以相迎之; 茂德王之賜, 故不往, 願爲王臣. 今王何以禮之? 王若不留, 必不德王. 彼以甘茂之賢, 得擅用强秦之衆, 則難圖也.” 齊王曰: “.” 賜之上卿命而處之. 戰國策 : 秦策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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