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려蹇驢, 건려파모蹇驢破帽, 건려허차蹇驢許借, 건련蹇連

건려[蹇驢 발을 절뚝거리는 나귀. 절름발이 당나귀. 노둔한 사람. 둔하고 미련한 사람. 절름발이 나귀는 행색의 초라함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표현이기도 하다. 당나라 시인 맹호연(孟浩然)이 설중(雪中)에 다리를 저는 나귀[蹇驢]를 타고 패교(灞橋)에 가서 매화를 구경한 일이 있다. 소식(蘇軾)의 시 증사진하수재(贈寫眞何秀才)에 나귀를 타고 파교(灞橋)를 지나가는 맹호연(孟浩然)을 읊어 또 보지 못했는가, 눈 속에 나귀를 탄 맹호연이 눈썹을 찌푸리고 시를 읊으매 쭝긋한 어깨가 산처럼 높네.[又不見雪中騎驢孟浩然 皺眉吟詩肩聳山]”라고 하였다.

건려파모[蹇驢破帽 쇠약한 나귀와 떨어진 모자, 즉 행색이 초라한 것을 가리킨다. 두보(杜甫)가 일찍이 곡강(曲江) 가에서 봄놀이를 하는 미인(美人)들을 보고 여인행(麗人行)을 지었는데, 뒤에 소식(蘇軾)이 두보(杜甫)의 여인행을 이어서 지은 속여인행(續麗人行)두릉의 주린 나그네는 눈이 오래 썰렁한 채, 둔한 나귀 해진 모자로 황금 안장을 따라다니다, 꽃가지 너머 물가의 미인을 한번 보았으나, 다만 허리 다리를 등 뒤에서 본 것뿐이었네.[杜陵飢客眼長寒 蹇驢破帽隨金鞍 隔花臨水時一見 只許腰肢背後看]”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두릉(杜陵)은 곧 두보(杜甫)를 가리킨다.

건려허차[蹇驢許借 두보(杜甫)의 핍측행(偪側行)동가에서 내게 절뚝발이 나귀를 빌려 주기로 했지만, 진창 미끄러워 감히 타고 조회를 못 가겠네.[東家蹇驢許借我 泥滑 不敢騎朝天]”라고 하였다.

건련[蹇連 형편이 어렵다. 곤란(困難)하다. ()()의 뜻이다. 주역(周易) 건괘(蹇卦) 육사(六四)가고 오는 것이 모두 어렵다.[往蹇來連]”라고 했는데 왕필(王弼)은 주를 달아 오가는 것이 모둔 어렵기 때문에 왕건내련이라고 했다.[往來皆難故曰往蹇來連]”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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