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저籧篨, 거저居諸, 거저척시籧篨戚施, 거저척이遽篨戚施

거저[籧篨]  갈대나 대를 엮어서 만든 거친 자리[粗席]를 말한 것으로, 즉 천지(天地)는 인간에게 있어 덮고 까는 자리와 같음을 의미한 것이다. 유령(劉伶)의 주덕송(酒德頌)하늘을 천막으로 삼고 땅을 자리로 삼는다.[幕天席地]”고 한 것도 바로 그런 뜻이다.

거저[籧篨]  거적자리란 말인데, 즉 거적자리로 문을 단 가난한 집을 가리킨다.

거저[籧篨]  몸을 굽히지 못하는 추악한 병명(病名). 천상바라기 병에 걸린 사람. 가슴이 앞으로 튀어나와 몸을 굽히지 못하는 몹쓸 병이나 이를 앓고 있는 기형(奇形)의 사람을 이른다. 시경(詩經) 패풍(邶風) 신대(新臺)편안하고 다정한 사람을 구했는데 거저가 적지 않도다.[燕婉之求, 籧篨不鮮.]”라고 보이는데, 이 시는 위()나라 선공(宣公)의 추악함을 풍자한 시이다. 선공은 환공(桓公)의 아우로 자신의 서모(庶母)인 이강(夷姜)과 정을 통해 아들 급()을 낳았다. 뒤에 급을 위하여 제()나라에 구혼하여 제자(齊子)를 맞아 왔는데, 그 미모를 보고는 욕심이 생겨 제자를 빼앗고 급을 제나라에 사신으로 보내고는 도중에 도적을 시켜 죽였다. 거저(籧篨)는 본디 대나무로 만든 자리의 이름인데, 그것으로 둥근 곳집[]을 만들면 마치 종기가 나서 구부릴 수 없는 사람과 같이 되므로 후에 병명(病名)이 되었다. 여색을 탐하는 못된 버릇을 비유하는 말로도 쓰인다. 籧蒢(거제)로도 쓴다.

거저[籧篨]  몸을 구부리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키는데, 전하여 항상 남의 안색(顔色)만 관찰하는 아첨 잘하는 사람을 비유한다. 또는 말았다 폈다 하는 거친 대자리[竹席]를 말하기도 한다. 이아(爾雅) 석훈(釋訓)몸을 굽히지 못하는 것은 아첨하는 것이다.[籧篨口柔也.]”라고 했는데, 곽박(郭璞)의 주()거저라는 질병은 몸을 굽히지 못하는 것이고, 아첨하는 사람은 남의 안색을 살펴 또한 항상 엎드리지 못하는 까닭에 이렇게 이름붙인 것이다.[籧篨之疾, 不能俯, 口柔之人, 視人顔色, 常亦不伏, 因以名云.]”라고 하였다.

거저[居諸]  일거월저(日居月諸)의 줄인 말로 세월이 쉬지 않고 흘러감을 이른다. 시경(詩經) 패풍(邶風) 백주(柏舟)해여 달이여, 어찌 뒤바뀌어 이지러지는가.[日居月諸, 胡迭而微?]”라고 하였고, 시경(詩經) 패풍(邶風) 일월(日月)해와 달이 하토를 굽어본다.[日居月諸 照臨下土]”고 한 구절에서 유래하였는데, ()와 저()는 어조사로서 뜻이 없다.

거저척시[籧篨戚施]  거저척이. 거저(遽篨)는 가슴이 앞으로 튀어나와 몸을 굽히지 못하는 기형(奇形)의 사람이며, 척이(戚施)는 곱사등이를 이른다. 시경(詩經) 패풍(邶風)의 신대(新臺)새 누대 높이 솟아있고 황하의 물은 출렁거리네. 고운 임 구하러 왔더니 꼽추는 죽지도 않았구나. 고기 그물 쳐 두었는데 기러기가 걸렸네. 고운 임 구하러 왔더니 이런 꼽추를 얻었구나.[新臺有洒 河水浼浼 燕婉之求 籧篨不殄 漁網之設 鴻則離之 燕婉之求 得此戚施]”라고 하였다.

거저척이[遽篨戚施]  엎드릴 수도 없고 위로 쳐다볼 수도 없는 병아란 뜻으로, 이 악질 병이 있는 사람은 하나는 엎드릴 수 없으므로 오만한 태도가 있고, 또 하나는 위를 쳐다볼 수 없기 때문에 비굴하고 아첨하는 태도가 있다 하여 오만(傲慢)하고 아첨(阿諂)하는 사람을 비유(比喩)해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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