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지치지 않는다/ 說新語세설신어/


동진(東晉)의 효무제(孝武帝: 사마요司馬曜)가 효경(孝經)을 강독(講讀)하려고 하자, 사안(謝安)과 사석(謝石) 형제가 미리 여러 사람들과 함께 집안에서 사사로이 강습을 하였는데, 차무자(車武子: 차윤車胤)가 사씨(謝氏) 형제에게 질문하는 것을 어려워하면서 원양(袁羊: 원교袁喬)에게 물었다.

묻지 않으면 좋은 말씀을 놓치게 될 것이고, 자꾸 물으면 두 분 사씨를 힘들게 할 것이니 어쩌면 좋겠소?”

원양이 말하였다.

질문을 꺼려할 것이 전혀 없소이다.”

차무자가 말하였다.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습니까?”

원양이 말하였다.

언제 맑은 거울이 자주 비춰준다고 피로해 하거나, 맑은 물결이 화창한 바람을 꺼려하는 것을 본 적이 있으시오.”

<세설신어 : 2편 언어90>


孝武將講孝經, 謝公兄弟與諸人私庭講習, 車武子難苦問謝, 謂袁羊曰 : ‘不問, 則德音有遺 ; 多問, 則重勞二謝.’ 袁曰 : ‘必無此嫌.’ 車曰 : ‘何以知爾?’ 袁曰 : ‘何嘗見明鏡疲於屢照淸流憚於惠風?’ <世說新語 : 第二篇 言語>

 

덕음[德音]  도리(道理)에 닿은 착한 말. 도리에 맞는 말. 칭찬(稱讚)하여 들리는 말. 임금의 말씀. 좋은 말씀. 좋은 평판. 답장. 덕담(德談). 선언(善言). 덕용(德容).

혐의[嫌疑]  꺼리고 미워함.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봄. 또는 그 가능성.

하상[何嘗]  의문문이나, 부정을 나타내는 단어와 함께 쓰여, ‘따지고 보면의 뜻을 나타내는 말. 근본(根本)부터 따지고 보면, 처음부터 캐어 본다면의 뜻으로 물음이나 부정(否定)을 나타내는 말 위에 쓰이는 말. 언제 ~한 적이 있었느냐.

혜풍[惠風]  화창(和暢)하게 부는 봄바람. 음력(陰曆) 삼월(三月)을 달리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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