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롭기보다는 소탈한 편이 낫다 /채근담菜根譚/

세상일을 덜 겪을수록

세상에 물듦 또한 덜하고

세상일을 깊이 겪을수록

잔꾀 또한 깊어진다.

그러므로 군자는

노련하기보다는 순박한 편이 낫고

까다롭기보다는 소탈한 편이 낫다.

 

涉世淺, 點染亦淺 ; 歷事深, 機械亦深.
섭세천, 점염역천 ; 역사심, 기계역심.
故君子與其練達, 不若樸魯 ; 與其曲謹, 不若疏狂.
고군자여기연달, 불약박로 ; 여기곡근, 불약소광.

<채근담菜根譚/명각본明刻本(만력본萬曆本)/전집前集(002)>

 

섭세[涉世] 세상을 살아가다. 세상 물정을 겪다. 세상 경험을 쌓다. 세상사를 겪다. 세상일을 경험하다. 당언겸(唐彦謙)의 시 제삼계(第三溪)세상일 꿈 같단 걸 일찍부터 알아서, 봄비 내린 뒤 때 산밭 가는 걸 버려둘 수 없었네.[早知涉世眞成夢 不棄山田春雨犁]”라고 하였다.

점염[點染] 차차 번져서 물듦. 조금씩 물이 들게 되다. 그림 그릴 때 점경(點景)하거나 색칠을 하다. 문장을 수식하다. 윤색(潤色)하다. 원래 화가가 경물을 스케치하고 채색하는 것을 가리켰으나 후에는 글을 지을 때 문채를 윤색하는 것을 널리 가리키기도 하였다.

연달[練達] 익숙하고 통달(通達). 단련이 되어 익숙하고 훤히 통함. 숙달하다. 경험이 많고 세상 물정에 밝다.

여기[與其] ~하기 보다는. ~하느니. 차라리.

박로[樸魯] 우둔하고 순박함. 우둔하고 고지식하다.

곡근[曲謹] 신중하다. 소심하다. 잘다. 지나치게 삼가다. 대범하지 않다. 작은 일에 얽매이고 세사한 행동까지 삼가 경계한다. 사소한 것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소심하게까지 되는 것을 가리킨다.

소광[疏狂] 너무 수수하여 상규(常規)에 벗어나다. 소탈하며 자잘한 형식에 구애받지 않다. 거리낌이 없다. 호방하다. 자유분방하여 제약을 받지 않다.

 

[譯文] 抱樸守拙 涉世之道

涉曆世事淺, 點汙沾染也淺 ; 經曆世事深, 機巧城府也深. 所以有才德的人與其幹練通達, 不如樸實魯鈍與其委曲謹愼, 不如疏放淸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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