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郭主簿二首其一화곽주부2수1 / 곽주부에게 화답하다 / 陶淵明도연명

藹藹堂前林[애애당전림]  집 앞에 우거진 수풀은

中夏貯淸陰[중하저청음]  한여름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고

凱風因時來[개풍인시래]  남풍은 철따라 불어와

回飇開我襟[회표개아금]  회오리쳐 나의 옷섶을 들추네

息交遊閒業[식교유한업]  교제를 끊고 한가한 일을 즐겨

臥起弄書琴[와기농서금]  자나깨나 책과 거문고로 놀건만

園蔬有餘滋[원소유여자]  텃밭엔 채소가 넉넉히 자라고

舊穀猶儲今[구곡유저금]  묵은 곡식은 아직도 쌓여있네

營己良有極[영기양유극]  생활을 꾸려감에 분수를 잘 알아

過足非所欽[과족비소흠]  분에 넘치는 건 바라지 않나니

舂秫作美酒[용출작미주]  차조를 찧어 맛 좋은 술을 빚고

酒熟吾自斟[주숙오자짐]  술 익으면 스스로 따라 마시네

弱子戲我側[약자희아측]  어린 아들은 내 곁에 놀며

學語未成音[학어미성음]  말을 배우느라 옹알이 하니

此事眞復樂[차사진부락]  이야말로 겹으로 즐거움이라

聊用忘華簪[요용망화잠]  잠시 이로써 부귀공명 잊는데

遙遙望白雲[요요망백운]  아득한 흰 구름 바라보려니

懷古一何深[회고일하심]  지난날 감회는 어찌 이리 깊은지

 

<和郭主簿二首[其一]화곽주부21 / 곽주부에게 화답하다 / 陶淵明도연명>

 

도연명[陶淵明] 도잠(陶潛). 동진(東晉) 말기부터 남조(南朝) (:유송劉宋) 초기 사람이다. 시인이자 문학가로 청신하고 자연스러운 시문으로 시명을 얻었다. 강주(江州) 심양(尋陽) 시상(柴桑)에서 태어났다. 자는 원량(元亮)이다. ()나라에 와서 이름을 잠()으로 바꾸었다. 일설에는 연명(淵明)이 그의 자()라고도 한다. 증조부 도간(陶侃)은 동진(東晉)의 개국공신으로 관직이 대사마에 이르렀으며, 조부 도무(陶茂)와 부친 도일(陶逸)도 태수를 지냈다. 29세 때에 벼슬길에 올라 주()의 좨주(祭酒)가 되었지만, 얼마 안 가서 사임하였다. 그 후 생활을 위하여 진군참군(鎭軍參軍건위참군(建衛參軍) 등의 관직을 역임하였다. 항상 전원생활을 동경한 그는 팽택현령(彭澤縣令)이 되었으나 80여 일 만에 벼슬을 버리고, 41세에 귀거래사(歸去來辭)를 읊으며 전원으로 돌아와 문 앞에 다섯 그루의 버드나무를 심고 스스로 오류선생(五柳先生)이라 칭하였다. 고향에 은거한 뒤에 다시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살다가 63세에 세상을 떴다. 그의 사후에 평소 그와 가깝게 지냈던 이들이 그에게 정절선생(靖節先生}이란 시호를 주어 불렀다. ()나라 종영(鍾嶸)의 시품(詩品)고금의 은일시인 가운데 첫머리[古今隱逸詩人之宗]”라 평가했을 만큼 그의 시풍이 중국문학사에 남긴 영향이 매우 크다. 주요 작품으로 음주(飮酒귀원전거(歸園田居도화원기(桃花源記오류선생전(五柳先生傳귀거래사(歸去來辭) 등이 있다. 도연명이 직접 지은 만사는 고금사문유취(古今事文類聚)에 의만가사(擬挽歌辭)라는 제목으로 3수가 실려 있다.

화답[和答] () 나 노래에 서로 응하여 대답 함. 상대의 시나 노래에 응하여 시나 노래로 대답함. 상대의 건의나 행위, 물음 따위에 맞추어 그에 어울리게 대응함. 또는 그 대답.

애애[藹藹] 우거지다. 초목(草木)이 무성(茂盛)한 모양. 달빛이 희미(稀微)한 모양. 화기가 부드럽고 포근하여 평화(平和)로운 기운(氣運)이 있는 모양. 점잖은 선비가 많이 모인 모양. 애울(藹鬱).

청음[淸陰] 서늘한 그늘. 시원한 그늘이라는 뜻으로, 소나무나 대나무 따위의 그늘을 운치 있게 이르는 말.

개풍[凱風] 초여름의 산들바람. 따뜻한 바람. 온화한 바람. 남풍(南風).

인시[因時] 시세(時勢)를 좇음. 때를 따름. 시세에 맞추어 따름.

식교[息交] 교제를 그침. 세상 사람과의 교제[거래]를 끊다.

와기[卧起] 잠자리에서 일어남. 잠잠과 일어남. 눕고 일어나고 하다. 일상생활. 생활하다.

원소[園蔬] 나무새를 가꾸는 밭을 가리킨다. 뜰의 푸성귀. 밭의 야채.

영기[營己] 자기의 생활을 영위함.

과족[過足] 분수에 넘침. 충분히 만족하다. 지나치게 바라다. 풍족함이 지나친 것.

약자[弱子] 나이가 어린 아들. 나이가 적은 아이. 몸이 허약한 어린이. 체력도 기력도 약한 어린아이.

요이[聊以] 잠시. 우선적으로. 얼마간. 그저.

화잠[華簪] 현달(顯達)한 고관이 쓰는 화려한 머리 장식. 옛날 관직에 있는 사람이 쓰는 모자를 고정시키기 위한 비녀로 화려한 장식 무늬가 있다. 화려한 비녀는 신분이 높은 사람을 의미하였다.

요요[遙遙] 멀고 아득함. 시간이나 거리 따위가 아득히 멀다.

회고[懷古]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 옛 자취를 돌이켜 생각함.

감회[感懷] 지난 일을 돌이켜 볼 때 느껴지는 회포. 마음에 느낀 생각과 회포(懷抱), 감상(感想)과 회포(懷抱). 감구지회(感舊之懷)의 준말.

회포[懷抱] 마음속에 품은 생각이나 정().

일하[一何] 어찌. 은 조자(助字). , 일심의一甚矣 : 심하다. 일한一寒: 곤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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