丘中有一士二首其一구중유일사2수1 / 구릉의 은사 / 白居易백거이
丘中有一士[구중유일사] 산중에 은거하는 한 선비 있어
不知其姓名[부지기성명] 그의 성과 이름은 알지 못하네
面色不憂苦[면색불우고] 얼굴엔 걱정이나 근심 빛 없고
血氣常和平[혈기상화평] 혈기는 한결같이 평화스럽다네
每選隙地居[매선극지거] 언제나 한적한 곳 골라서 살고
不蹋要路行[부답요로행] 출세며 번잡한 길 가지를 않네
擧動無尤悔[거동무우회] 움직여 뉘우칠 일 하지 않으니
物莫與之爭[물막여지쟁] 남들과 다퉈야 할 일도 없다네
黎藿不充腸[여곽불충장] 명아주 콩잎도 배불리 안 먹고
布褐不蔽形[포갈불폐형] 거친 베옷으로도 몸을 못 가려
終歲守窮餓[종세수궁아] 내내 가난 굶주림 굳게 견디어
而無嗟歎聲[이무차탄성] 이에 탄식 한탄의 소리가 없네
豈是愛貧賤[기시애빈천] 어찌 빈천이 좋아서 그리 하랴
深知時俗情[심지시속정] 세간의 얕은 인정 깊이 앎이네
勿矜羅弋巧[물긍라익교] 그물이나 활 솜씨 자랑 마시라
鸞鶴在冥冥[난학재명명] 난새 학은 아득한 하늘 나나니
<丘中有一士二首[其一]구중유일사2수1 / 산등성이에 사는 은사 / 白居易백거이>
❍ 백거이[白居易] 당(唐)나라 때 시인으로 자는 낙천(樂天),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또는 취음선생(醉吟先生)이다. 조적(祖籍)은 산서(山西) 태원(太原)이고, 이백(李白)이 죽은 지 10년, 두보(杜甫)가 죽은 지 2년 후에 하남(河南) 신정(新鄭)에서 태어났다. 정원(貞元) 16년(800)에 진사가 되어, 벼슬은 소주(蘇州)·항주(杭州)의 자사를 거쳐 만년에 태자소부(太子少傅)에 지냈고, 형부상서(刑部尙書)로 치사(致仕)하였다. 향산(香山)에서 지내다가 세상을 뜬 뒤 낙양(洛陽) 남쪽 향산의 비파봉(琵琶峰)에 묻혔다. 시호는 문(文)이다. 세상 사람들이 백부(白傅) 또는 백문공(白文公)으로 불렀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5세 때부터 시 짓는 법을 배웠으며 15세가 지나자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시재를 보였다 한다. 이백(李白), 두보(杜甫)와 더불어 당대3대시인(唐代三大詩人)으로, 같은 시대의 한유(韓愈)와 더불어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병칭된다. 원진(元稹)과는 함께 신악부운동(新樂府運動)을 이끌어 원백(元白)으로, 유우석(劉禹錫)과는 유백(劉白)으로 병칭되며 당시 으뜸으로 쳤다. 백거이는 시의 제재가 광범위하고 형식이 다양하며 언어가 평이하고 통속적이어서 시마(詩魔) 또는 시왕(詩王) 등의 칭호를 얻었다. 그는 시론을 통해 자신의 시작의 첫째 목적은 겸제(兼濟)의 뜻을 살린 풍유(諷諭)에 있다고 현실주의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고, 스스로 자신의 시집을 편집하면서 시를 풍유시(諷諭詩), 한적시(閑寂詩), 감상시(感傷詩), 잡률(雜律詩)의 네 종류로 분류하였다. 만년에는 세상일에 대하여 고민하고 방황한 끝에 한적을 좋아하는 태도로 발전한다. 저서에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백씨육첩사류(白氏六帖事類) 등이 전한다. 장한가(長恨歌), 매탄옹(賣炭翁), 비파행(琵琶行) 등을 대표적인 시로 꼽는다.
❍ 구릉[丘陵] 산보다는 조금 낮고 완만하게 비탈진 곳. 땅이 비탈지고 조금 높은 곳. 완만한 기복의 낮은 산이나 언덕이 계속 되는 지형.
❍ 은사[隱士] 벼슬하지 않고 숨어사는 선비. 세상(世上)을 피(避)하여 조용히 살고 있는 선비. 학문과 재주가 있으면서 세상에 나와 벼슬길을 구하지 않는 사람. 마을에서 떨어진 산야(山野)에 사는 것을 가리켰으나, 육조(六朝) 무렵 관계(官界)의 은자(隱者)를 대은(大隱), 시중(市中)의 은자를 중은(中隱), 산야에 사는 은자를 소은(小隱)이라 했음. 대은을 ‘조은(朝隱), 관은(官隱), 이은(吏隱)’이라고도 하니 이는 하급 관리로 자진하여 일생을 보내는 은사란 뜻이며, 중은을 ‘시은(市隱)’이라고도 하니 저자에 들어가 조그만 장사로 일생을 보내는 은사란 뜻이다.
❍ 혈기[血氣] 목숨을 부지하여 가는 피와 기운(氣運). 격동(激動)되기 쉬운 의기(義氣). 혈액과 기식(氣息)을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그것을 가진 살아 있는 것. 어떤 행동을 하고자 하는 욕망을 일으키는 마음속의 뜨거운 기운.
❍ 화평[和平] 평화롭다. 순하다. 평온하다. 순조롭다. 마음이 기쁘고 평안(平安)함. 나라 사이에 다툼 없이 잘 지냄. 화목(和睦)하고 평화(平和)스러움. 마음속이나 집단 안에 갈등이나 충돌이 없이 평온함. 개인 간이나 나라 사이에 충돌이나 다툼이 없이 평화로운 상태.
❍ 극지[隙地] 공지. 빈터.
❍ 요로[要路] 어떤 일에 영향력이 있는 중요한 자리나 지위. 요직. 중요한 지위.
❍ 거동[擧動] 일에 나서서 움직이는 태도(態度). 몸을 움직임. 또는 그런 짓이나 태도를 가리킨다.
❍ 우회[尤悔] 잘못과 뉘우침을 아울러 이르는 말. 잘못과 후회.
❍ 여곽[黎藿] 명아주 잎과 콩잎이라는 뜻으로, 아주 변변치 못한 음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 종세[終歲] 한 해를 마침 종년(終年).
❍ 기시[豈是] 그래 ∼란 말인가?
❍ 시속[時俗] 당시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풍속. 그때의 풍속(風俗)이나 유행(流行). 그 시대의 인정이나 풍속.
❍ 속정[俗情] 명예나 이익 따위를 바라는 세속적인 생각. 세간의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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