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치

사그락사그락

바람은 가랑잎 뒤지며 가고

흰눈은 그 위를 나리어 덮네

세상은 밤의 품에 안기고

방안엔 노란 등불 조는데

어디에 숨어 있다 이제 나왔나

울지 못할 세월을 사는 여치는

황토흙 바람벽에 파라니 떠네

마음은 온 길을 되돌아가고

몸은 서둘러 어디로 가나

얼마 남지 않은 다시 못 올 길

아침이 오려면 아직 멀었나

아쉬운 겨울밤은 더디도 가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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