勸酒十四首권주14수: 不如來飮酒七首其七불여래음주7수7 / 白居易백거이
莫入紅塵去[막입홍진거] 세속 먼지통에 들지 마시라
令人心力勞[영인심력노] 사람의 정신을 지치게 하네
相爭兩蝸角[상쟁양와각] 달팽이 뿔 위에 서로 싸운들
所得一牛毛[소득일우모] 얻어야 한 가닥 소털뿐인 걸
且滅嗔中火[차멸진중화] 잠시 분노의 불길을 끄고
休磨笑裏刀[휴마소리도] 웃음 뒤 감춘 칼갈이도 그치고
不如來飮酒[불여래음주] 차라리 이리와 술이나 마시며
穩臥醉陶陶[온와취도도] 평온히 누워 도도히 취하세나
<勸酒十四首권주14수 并序병서>
내가 동도(東都: 낙양洛陽)에 살면서 한가로운 날이 많았다. 한가하면 술을 마시고 취하면 시를 읊었으니, 만약 시문(時文)이 없었으면 노래를 부르지 못하였을 것이다. 매번 생각이 날 때 한 편씩 만들다보니 모두 14편이 되었는데, 모두가 술에 관한 것으로 자작하며 즐기던 것이어서 ‘하처난망주(何處難忘酒)’와 ‘불여래음주(不如來飲酒)’로 이름 붙였다.[予分秩東都, 居多暇日. 閒來輒飲, 醉後輒吟, 若無詞章, 不成謠詠. 每發一意, 則成一篇, 凡十四篇, 皆主於酒, 聊以自勸, 故以何處難忘酒, 不如來飲酒命篇.] <白氏長慶集백씨장경집 巻二十七권27>
<勸酒十四首권주14수 : 不如來飮酒七首[其七]불여래음주7수7 / 白居易백거이>
❍ 백거이[白居易] 당(唐)나라 때 시인으로 자는 낙천(樂天), 호는 향산거사(香山居士) 또는 취음선생(醉吟先生)이다. 조적(祖籍)은 산서(山西) 태원(太原)이고, 이백(李白)이 죽은 지 10년, 두보(杜甫)가 죽은 지 2년 후에 하남(河南) 신정(新鄭)에서 태어났다. 정원(貞元) 16년(800)에 진사가 되어, 벼슬은 소주(蘇州)·항주(杭州)의 자사를 거쳐 만년에 태자소부(太子少傅)에 지냈고, 형부상서(刑部尙書)로 치사(致仕)하였다. 향산(香山)에서 지내다가 세상을 뜬 뒤 낙양(洛陽) 남쪽 향산의 비파봉(琵琶峰)에 묻혔다. 시호는 문(文)이다. 세상 사람들이 백부(白傅) 또는 백문공(白文公)으로 불렀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5세 때부터 시 짓는 법을 배웠으며 15세가 지나자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하는 시재를 보였다 한다. 이백(李白), 두보(杜甫)와 더불어 당대3대시인(唐代三大詩人)으로, 같은 시대의 한유(韓愈)와 더불어 이두한백(李杜韓白)으로 병칭된다. 원진(元稹)과는 함께 신악부운동(新樂府運動)을 이끌어 원백(元白)으로, 유우석(劉禹錫)과는 유백(劉白)으로 병칭되며 당시 으뜸으로 쳤다. 백거이는 시의 제재가 광범위하고 형식이 다양하며 언어가 평이하고 통속적이어서 시마(詩魔) 또는 시왕(詩王) 등의 칭호를 얻었다. 그는 시론을 통해 자신의 시작의 첫째 목적은 겸제(兼濟)의 뜻을 살린 풍유(諷諭)에 있다고 현실주의적인 견해를 밝히고 있고, 스스로 자신의 시집을 편집하면서 시를 풍유시(諷諭詩), 한적시(閑寂詩), 감상시(感傷詩), 잡률(雜律詩)의 네 종류로 분류하였다. 만년에는 세상일에 대하여 고민하고 방황한 끝에 한적을 좋아하는 태도로 발전한다. 저서에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백씨육첩사류(白氏六帖事類) 등이 전한다. 장한가(長恨歌), 매탄옹(賣炭翁), 비파행(琵琶行) 등을 대표적인 시로 꼽는다.
❍ 홍진[紅塵] 바람이 불어 햇빛에 벌겋게 일어나는 티끌. 속세(俗世)의 티끌. 번거롭고 어지러운 속(俗)된 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영인[令人] 사람으로 하여금 ~하게 하다. 좋은 사람. 착하고 어진 사람. 선인(善人).
❍ 심력[心力] 마음과 힘을 아울러 이르는 말. 마음이 작용하는 힘. 심장이 움직이는 힘. 정신력과 체력. 마음과 힘. 기력. 力勞
❍ 심력노[心力勞] 심로(心勞)와 역로(力勞). 전자는 심지(心智)로 하는 일을, 후자는 근력(筋力)으로 하는 일을 가리킨다.
❍ 와각[蝸角] 달팽이의 뿔이라는 뜻으로, 아주 좁은 지경(地境)이나 지극(至極)히 작은 사물(事物)을 이르는 말. 달팽이의 두 뿔 위에 만(蠻)과 촉(觸)의 두 나라가 있어 서로 다툰다 함. 곧 사소한 일로 다툼을 말함. 와각상쟁(蝸角相爭).
❍ 일우모[一牛毛] 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마리 소에 털 한가닥이 빠진 정도라는 뜻으로, 아주 큰 물건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건. 여러 마리의 소의 털 중(中)에서 한 가닥의 털. 대단히 많은 것 중의 아주 적은 것의 비유.
❍ 소리장도[笑裏藏刀] 웃음 속에 칼을 숨기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으로는 음험한 생각을 품고 남을 해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고대 중국의 병법인 삼십육계비본병법(三十六計秘本兵法)의 10번째 계책이기도 하다. 적으로 하여금 우리를 믿도록 안심시킨 후 적의 긴장이 풀어졌을 때 신속히 일을 도모한다. 이 전략은 음험하고 악랄하며 신의를 완전히 저버리는 비인간적인 전략이다.
❍ 불여[不如] ~만 못하다. ~하는 편이 낫다.
❍ 도도[陶陶] 매우 화락(和樂)한 모양. 말을 달리게 하는 모양. 매우 즐겁다. 즐거움이 그지없다. 도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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