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이기물各以其物, 각이양지搉而量之, 각이호우엽이호마角而呼牛鬣而呼馬

각이기물[各以其物] 의례(儀禮) 사상례(士喪禮)명을 만들 때에는 각각 그에 맞는 물로 하는데, 없으면 검은 비단으로 한다.[爲銘 各以其物 亡則以緇]”라고 하였는데, 이에 대해서 주희(朱熹)가 해설하기를 각각 그에 맞는 물이라는 것은, 천자·제후·대부·사가 각각 생존 시에 세웠던 물로 명을 만드는 것이니, 정기를 가리킨다. 사는 생존 시에 정이 없으므로 길이 1척 되는 검은 비단을 쓴다.[各以其物者 天子諸侯大夫士 各以生時所建之物 爲銘 指旌旗也 士生時無旌 故用緇長一尺]”라고 하였다.

각이양지[搉而量之] 안씨가훈(顔氏家訓) 18편 음사음운(音辭 音韻)이러한 주장들을 검토하며 헤아려보자면 다만 금릉(金陵)과 낙양(洛陽)의 표준말이 있을 뿐이다.[搉而量之, 獨金陵與洛下耳.]”라고 한 데서 보인다. 문심조룡(文心雕龍) 통변(通變)편에 의하면 검토하여 논한다.[搉而論之]”고 하였다. 판본에 따라 ()()으로도 쓰여 원문이 저울질하며 헤아려보다[權而量之]’로 되어 있기도 한다. ()두드린다[敲擊]’는 본의에서 널리 검토한다[硏討]’는 파생의로 쓰인다. 이 경우에는 흔히 통가자(通假字) ()으로 쓰이기도 한다.

각이호우 엽이호마[角而呼牛 鬣而呼馬] 뿔이 있어서 소라고 부르고, 갈기가 있어서 말이라고 부름. 이름이 실제에 부합하게 불리면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성호전집(星湖全集) 이재서(伊齋序)군자는 차라리 있으면서 드러남이 없을지언정 혹시라도 실정과 다르게 소문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예컨대 뿔이 있어서 소라고 부르고 갈기가 있어서 말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근거가 있어서 이름을 얻는 것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이 없다.[君子寧有而無所見 或恐其以不情聞也 如角而呼牛 鬣而呼馬 因而受名 未有不可久遠者也.]”라고 한 데서 보인다. 장자(莊子) 천도(天道)예전에 그대가 나를 소라고 불렀다면 나도 스스로 소라고 여겼을 것이고, 나를 말이라고 불렀다면 나도 말이라고 여겼을 것이다. 진실로 그 실제가 있어서 다른 사람이 이름을 붙여 주었는데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더 큰 재앙을 받는다.[昔者子呼我牛也而謂之牛 呼我馬也而謂之馬 苟有其實 人與之名而弗受 再受其殃]”라고 하였다. 후에는 세상의 근거 없는 칭찬과 비난을 신경 쓰지 말고 내버려 두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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