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자이음渴者易飮, 갈작竭作, 갈장渴葬, 갈장부우渴葬赴虞, 갈재탁립竭才卓立
❍ 갈자이음[渴者易飮]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뜻으로, 곤궁(困窮)한 사람은 은혜(恩惠)에 감복하기 쉬움을 비유(比喩)해 이르는 말이다. 맹자(孟子) 공손추상(公孫丑上)에, 맹자가 제나라를 가지고 왕 노릇함이 쉬움에 대해 “왕자(王者)가 나오지 않음이 지금보다 더 성근 적이 있지 않으며 백성들이 학정에 시달림이 지금보다 더 심한 적이 있지 않으니, 굶주린 자에게 밥 되기가 쉽고 목마른 자에게 음료 되기가 쉬운 것이다.[王者之不作 未有疏於此時者也 民之憔悴於虐政 未有甚於此時者也 飢者易爲食 渴者易爲飮]”라고 한 데서 보인다. 굶주린 자는 거친 밥도 맛있게 먹고 목마른 자는 나쁜 음료도 달게 마시므로 이것을 빌어 난리를 겪은 백성들은 조금만 선정(善政)을 베풀어도 백성들이 감동하여 교화하기 쉬움을 비유한 것이다.
❍ 갈작[竭作] 시경(詩經) 칠월(七月)의 “2양(陽)이 생기는 날에 모두 나서서 사냥함이다.[二之日其同]”에 대해 주희(朱熹)가 집주(集註)에서 “동(同)은 모두 나서서 사냥한다.[同 竭作以狩也]”라고 하였다. 이 갈작은 주례(周禮) 지관(地官) 소사도(小司徒)에 “사냥하고 외적을 물리칠 때에는 군사를 모두 동원한다.[唯田與追胥 竭作]”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인데, 정현(鄭玄)의 주(註)에서 “갈작은 모두 가는 것이다.[竭作 盡行]”라고 하였다.
❍ 갈장[渴葬] 예월(禮月)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급히 지내는 서인(庶人)의 장사. 예제에 정해진 기일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지내는 장례를 말한다. 초상이 났을 때에 사람이 죽어서부터 장사 지내기까지 기간이 신분에 따라 예법에 정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기간을 당겨서 장례를 치르는 것을 이른다.
❍ 갈장부우[渴葬赴虞] 갈장(渴葬)은 예(禮)의 시기를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장사 지내는 것이고, 부우(赴虞)는 우제(虞祭)를 급히 지내는 것이다. 예기(禮記) 상복소기(喪服小記)의 소(疏)에 “부장(赴葬)은 가난한 이나 기타 사정으로 빨리 장사 지내는 것을 말한다. 본래 사(士)는 죽은 뒤 3개월이 지나 매장하고 매장한 뒤 곧바로 우제를 지내고 졸곡제를 지내는 것이 상례인데, 사정이 있어 기한을 당겨 부장한 경우에는 우제도 빨리 지내는 것이다. 급히 우제를 지내는 것은 우제의 의미가 신을 편안하게 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졸곡은 애통함을 빼앗는 것이므로 차마 갑작스럽게 지내지 못하고 슬픔이 줄어들기를 기다려 지내야 하는 것이다.”라고 하여, 우제는 급히 지낼 수 있지만 졸곡은 급히 마치지 않는다고 하였다.
❍ 갈재탁립[竭才卓立] 안연(顏淵)이 공자의 높은 학문적 경지를 존경하여 “부자께서는 차근차근 사람을 잘 이끌어, 나를 문으로써 넓혀 주시고 예로써 단속해 주시므로, 그만두고자 해도 그만둘 수가 없어서 나의 재능을 다하고 나니, 부자의 도가 내 앞에 우뚝 서 있는 듯하다. 비록 따르고자 하지만, 어디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夫子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 欲罷不能 旣竭吾才 如有所立卓爾 雖欲從之 末由也已]”라고 한 데서 나온 말이다. <論語 子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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