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저녁

 

오늘은 가야겠다.

세상 모든 것 덮여 버리고

눈이 모든 것 덮어 버리고

하얗게 길도 없는

오늘은 밤길을 걸어가야겠다.

내일 눈물이 흐르고

새싹이 돋고 

꽃이 핀다 해도

오늘 눈길을 걸어가야겠다.

가다가가다가 눈이 되어도

가다가가다가 눈이 되어도

탱자 빛 물든 내 집 작은 문

따듯한 엄니 불 빛 그리며

오늘은 가야겠다.

하얀 밤길을 걸어가야겠다.

  

- 안상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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