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의 변화를 따르면서 참됨을 지키는 사람/장자/덕충부/

노나라에 형벌로 발이 잘린 왕태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를 따르며 공부하는 사람들의 수가 공자를 따르는 사람들의 수와 비슷했다.

상계가 공자에게 물었다.

왕태는 형벌로 절름발이가 된 사람입니다. 그를 따르며 공부하는 사람들의 수는 선생님과 함께 노나라의 인구를 둘로 나눈 것과 같은 형편입니다. 그는 가르치지도 않고 논하지도 않는데, 텅 빈 머리로 간 사람이 머리가 꽉 차서 돌아온다 합니다. 본시 말로 하지 않는 가르침이라는 것이 있어서 형식은 없어도 마음으로 충실하게 이루어지는 것입니까?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그 선생님은 성인이십니다. 저는 게을러서 아직까지 찾아가 뵙지 못하였지만 저도 장차 그 분을 스승으로 모시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저보다 못한 사람이야 아니 그럴 수 있겠습니까? 어찌 노나라 사람들뿐이겠습니까. 저는 천하의 사람들을 이끌고 가 함께 배우려 하고 있습니다.”

상계가 말했다.

그는 절름발이인데도 선생님을 앞서고 있습니다. 그는 보통사람들 보다는 훨씬 뛰어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마음을 어떻게 씁니까?”

공자가 말했다.

죽음과 삶도 큰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것에 의해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 비록 하늘과 땅이 뒤집어진다 해도, 그 때문에 변화가 생기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는 의지하는 곳 없이 안정되어 있어서 물건에 의하여 변화되지 않을 것입니다. 물건의 변화를 따르면서 참됨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

魯有兀者王駘, 從之遊者, 與仲尼相若, 常季問於仲尼曰:「王駘, 兀者也, 從之遊者, 與夫子中分魯. 立不敎, 坐不議, 虛而往, 實而歸. 固有不言之敎, 無形而心成者邪? 是何人也?

仲尼曰:「夫子, 聖人也, 丘也直後而未往耳.丘將以爲師, 而況不若丘者乎! 奚假魯國! 丘將引天下而與從之.

常季曰:「彼兀者也, 而王先生, 其與庸亦遠矣. 若然者, 其用心也獨若之何?

仲尼曰:「死生亦大矣, 而不得與之變, 雖天地覆墜, 亦將不與之遺. 審乎無假而不與物遷, 命物之化而守其宗也.」 【莊子(內篇) 5篇 德充符

 

댓글